바울이 "삶의 중심을 삶이 아니라 내세[저 너머], 즉 무(無)에 두었다"고 말하는 것, 그리고 그렇게 함으로써 그가 "삶의 중심에서 삶 그 자체를 박탈해버렸다"(『안티크리스트』 43절)고 말하는 것은 이 사도의 가르침과는 정반대되는 것을 주장하는 것이다. 바울에게 있어 삶이 죽음에 보복하는 것은 바로 지금 여기에서이며, 우리는 지금 여기에서 죽음의 사유인 육체를 따라 부정적으로 살지 않고 영(靈)에 따라 긍정적으로 살 수 있다. 이전에 율법 속에 자리 잡고 있을 때는 부활이 죽음에 대한 삶의 복속을 조직했던 데 반해 바울에게서 부활이란 그것에 기반해 생의 중심이 생에 자리 잡게 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.
- 알랭 바디우, 『사도 바울』, 새물결, 2008, 121쪽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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